완벽함을 ‘갈망’하는 그 애의 부족함을 찾아낸다면,
운동에는 재능이 없다는 것과
요리에도 재능이 없다는 거야.
유에의 집으로 꽤나 자주 오던 레이는 계란프라이를 하겠다는 유에를 말리지 않았어. 당연하지, 그깟 계란
프라이 때문에 화재 경보음이 울릴 줄 누가 알았겠어.
이후로 함께 눈을 뜨는 날에는
무조건, 최대한 간단한 요리로 아침을 맞이해.
예를 들자면 유에가 불을 안 써도 되는 요리.
생햄 샌드위치(레이가 좋아하는 거), 시리얼(유에가 좋아하는 거) 같은 거 말이야.
” 배 안 고파…? 뭐 안 먹을래…? “
「 타 죽는 것을 갈망한 적은 없는데. 」
유에가 넌지시 물으면 레이는 킥킥 거리며
-불타는 계란프라이의 날- 을 떠올려.
화재경보기가 울리길래 레이가 나가서 보니 유에의 손에 들린 프라이팬에서는 흑마술처럼 불이 타오르고 있었어. 거기에 더 웃긴 건 당황한 것 같은 그 애의 표정. 자신이 장난쳤을 때보다 배로는 더 놀란 것 같은 그 표정이 자꾸
생각이 나.
타 죽는 것을 갈망한 적이 없다는 말을 듣곤 얼굴이
빨개진 유에를 레이는 또 웃음이 터져.
「 진짜 재미있는 애네. 웃었으니까 상 줄게. 」
하며 유에를 품에 안아 주는 레이의 행동은 적응이 안 돼.
맞닿은 체온, 콩닥거리는 심장 소리, 오랜만의 다정함.
그 정적을 깨는 건 유에의 고양이 -레이-였어.
사쿠마 레이를 만나기 전부터 키웠던
유에네 본가에 머물다가 잠깐 맡게 된 고양이 레이(6살)
처음엔 쟤 이름도 왜 레이냐고 따졌지만,
어머니가 지어준 거란 말에 레이는 뭐라고 할 수 없었어.
묘하게 자신이 유에에게 닿아있을 때마다 방해하는 것 같아. 얼마 전엔 입을 맞추고 있었는데, 저 녀석이 가지런히 놓여있던 화병을 깬 거야. 어이-. 너 일부러 그랬냐?
넌지시 물어도 답을 주지 않아.
집이 좀 춥다며 유에를 붙잡고선 안고 있었는데 저 고양이 녀석이 우리 사이로 뛰어들어서 팔에 상처가 났어.
방금도, 유에를 안고 있었는데
저 녀석이 테이블 위에 있던 물컵을 엎은 거야.
유에의 손에 잡혀서 혼나는 레이(고양이)는 고개를 돌려 레이(사쿠마)를 빤히 보고만 있어.
“원래 이런 애가 아니었는데…”
사실인지 유에의 목소리는 당혹감이 잔뜩 묻어있어.
그렇겠지. 쟤 나 때문에 저러는 거니까.
레이는 레이를 웃기는 녀석이라고 생각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