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에는 정치인 아버지와 음악가 어머니 사이에서 장녀로 태어났는데 남동생이 10살 때 죽어버림. 그래서 아끼던 남동생 대신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다고 생각하며 진짜 못하는 분야도 어떻게든 아득바득 이갈고 살아옴. 문제는 체육 분야는 마음처럼 안 됐다는 건데... 얘도 어쨋든 자신을 매질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정상적인 상태라고 볼 순 없음. 외모조차 남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기고 싶어서 꾸준히 관리했던 거고, 살쪘다 싶으면 무조건 굶어가며 다이어트 하고 성적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바로 하루종일 방에 박혀서 공부만 함. 피아노도 동생 때문에 시작한 케이스고 10살에 죽어버린 동생을 그리워하는 그때에 갇혀버림. 레이를 양호실에서 처음 만났던 날, 창백한 얼굴에 가만히 미동도 없이 누워있는 모습을 보고 동생을 떠올라버림. 그래서 한참을 봤던 거고, 영원히 눈을 감고 안 일어날 줄 알았던 레이가 눈을 뜨고 자신에게 혹평을 하는데도 유에는 안도함. 이 사람은 살아있구나, 죽어버린 게 아니구나. 이렇게 생각하며... 쏘아붙이는 레이에 냅다 도망치긴 했지만... 이후로 스토커라고 부르며 자신에게 비뚤어진 말을 뱉는 레이를 볼 때마다 유에는 내심 안도함. 아직 살아있다는 걸 확인 받은 거니까. 유에는 레이의 존재함이 동생에 대한 그리움과 애착을 투영하게 됐고, 무슨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할 때에도 다 들어줘버림. 레이가 죽어버린 자신의 동생 같아서. (나이로는 오빠가 맞는데도;;) 이후 모든 항상 레이가 하라고 했으니까, 레이가 부탁한 거니까. 하며 자신을 강제로 납득시키고 레이가 주는 애증에 대해 당연하게 받아들임. 가해자와 피해자 관계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또 나름 그것도 아님. 유에는 레이를 통해 남동생의 애착을 채워가고 있고 레이는 유에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음. 끝까지 당도한 생각은 레이가 죽자고 하면 같이 죽을 수도 있다는 거임. 레이는 항상 위태로워 보였으니까, 언제든지 죽을 일이 생기면 주저하지 않고 죽으러 갈 수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러니까 나도 그런 너와 같이 함께 죽음이라는 영원에 갇힐 수 있다는 거야. 못 헤어나오더라도. 이런 생각이 가득해져버림. 유에가 레이에 대한 감정이 사랑이냐는 말에는 유에도 확신하지 못함. 죽음까지 함께 하고 싶다는 게 정말 너를 좋아해서일까? 내 남동생이 투영되어 보여서 그런 걸까? 근데 네가 먼저 사랑이라는 운을 띄우면 나는 마땅히 그 사랑이라는 걸 정의 내릴 수 있을 것 같아. 유에는 회피형 애착도 가지고 있어서 타인들에게 자신이 꾸며낸 모습을 보이며 호감을 샀지만, 큰 기대까지는 하지 않았음. 유일하게 진실된 모습을 에리가 알고 있고, 레이와의 사이에 일어난 일들로 달라지는 유에의 모습을 에리가 제일 먼저 알아차림. 레이의 요구로 인해 자신이 꾸며낸 활발하고 사교성 좋은 이미지를 깨기 시작했고 점점 레이 외의 사람들에게는 멀어지기 시작함. 그 와중에 유일하게 자신이 좋아했던, 동생의 꿈을 이루어 주고 싶었던 피아노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하게 됨. 내가 정말 이걸 좋아해서 그런 걸까? 피아노마저 안 하면 나는 뭐가 되는 거지? 이런 혼란함속에서 레이의 피아노 연주가 나름의 도피처가 됐고 처음으로 레이에게 부탁이라는 걸 해봄. 피아노 연주 해달라고. 유에에게는 엄청난 각오로 말했던 건데 레이는 너무 쉽게 그 부탁에 응해줌. 매일 같은 시간, 햇빛 대신 달빛이 드는 개인 피아노연주실에서 레이의 연주를 듣는 게 일과가 됨. 그러니까, 혼란함 속 레이가 유일하게 도피처가 됐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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